천안역에 KTX가 도착하면 보이기 전에 먼저 냄새가 납니다. 따뜻하고 고소한, 어딘가 버터 같은 그 향기. 플랫폼 어딘가에서 뜨거운 틀에서 갓 구워낸 호두과자(호두과자)를 봉지에 담고 있고, 30초 후 당신은 손가락이 데일 것 같은 종이봉투를 받아들고 있을 겁니다.

처음 호두과자를 먹었을 때 기억이 납니다. 출장 가는 길, 기차역 음식에 별 기대가 없던 저였는데, 한 입 베어물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. 얇은 빵 안에 호두 한 조각과 팥 앙금이 들어있고, 모양은 진짜 호두처럼 생겼습니다. 따뜻하고, 부드럽고, 묘하게 위로가 되는 그런 맛입니다.
알고 계셨나요?
호두과자는 1934년 천안에서 조귀금·심복순 부부가 처음 만들었습니다. 거의 100년 가까이 된 음식이고, 원조 가게인 학화호두과자는 지금도 천안에서 영업 중입니다. 그래서 천안은 “호두과자의 도시”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.
왜 어른들은 꼭 한 박스 사 오시는가.
호두과자는 기차여행의 비공식 기념품입니다. 천안에 다녀왔는데 호두과자를 안 사 오면 가족들이 서운해 합니다. “나 거기 갔다 왔어, 너 생각났어”라는 작은 의식 같은 거죠.
어디서 살 수 있나.
천안역, 서울역, 그리고 거의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. 회전하는 쇠틀과 달콤한 냄새를 따라가면 됩니다. 20개 한 박스에 5,000~8,000원. 가능하면 따뜻할 때 드세요. 식으면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됩니다.
다음에 한국에서 기차를 탄다면 커피 말고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보세요. 김이 서리는 창문 옆에서 따뜻한 호두과자를 베어무는 순간, 그게 한국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작고 따뜻한 기념품임을 알게 될 겁니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