속초의 여름밤입니다. 바닷바람이 소금과 숯 냄새를 실어오고, 해변을 따라 늘어선 포장마차들이 알전구 아래서 노랗게 빛납니다. 안에서는 커다란 나선형 껍질이 뜨거운 그릴 위에서 지글거리고, 버터와 마늘이 그 안으로 스며듭니다. 이것이 소라(소라) — 한국식 소라구이 — 그리고 한국의 가장 저평가된 밤바다 안주일지도 모릅니다.

처음 소라를 먹었던 곳은 강릉의 한 포장마차였습니다. 자정이 넘은 시간, 사장님이 이쑤시개로 껍질에서 살을 빼내 빨간 초고추장에 찍어 제 앞에 놓아주셨습니다. 쫄깃하고, 바다 맛이 가득하고, 살짝 훈제 향이 도는 — 그날 밤 소주의 가장 좋은 친구였습니다.
알고 계셨나요?
소라는 제주와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. 수백 년 동안 해녀들이 직접 손으로 채취해온 식재료입니다. 제주에서는 지금도 해녀에게서 바로 소라를 살 수 있는 바닷가 좌판이 있습니다. 육지에서는 주로 해변 포장마차에서 버터와 마늘에 구워 먹습니다.
이쑤시개의 기술.
관건은 나선형 껍질에서 살을 끝까지 빼내는 것입니다. 비결은 부드러운 부분을 콕 찌른 뒤 나선을 따라 천천히 돌리는 것. 현지인들은 쉬워 보이게 합니다. 처음엔 절대 그렇게 안 됩니다. 그게 또 재미입니다.
어디서 먹을 수 있나.
속초, 강릉, 부산의 해변 포장마차, 그리고 무엇보다 제주 수산시장. 한 접시에 약 15,000~20,000원. 소주 한 병과 바다 풍경을 함께 주문하세요.
여름에 한국에 오신다면 해변 포장마차를 찾아 소라를 시켜보세요. 한국의 여름이 왜 그릴에 구워지는 껍질 냄새와 파도 소리로 기억되는지 알게 될 겁니다.
